은밀하고도 치명적인
“당신 아버지와, 내 호적상 어머니를 벌주고 싶은데, 생각 있어?”
아버지를 배신하고 기만한 새어머니와 내연남의 가슴에 비수를 꽂을 수단으로,
태준은 내연남 이진석의 딸 지현을 선택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갈라놓고 그들의 미래를 망가뜨리기 위해.
“해요. 결혼.”
뒤늦게 알게 된 아버지의 배신과 깨진 가정의 평화에 제대로 눈물을 흘릴 새도 없이,
지현에게 인생을 건 거래를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 * *
“미안해요.”
“뭐가?”
“나 때문에 많이 곤란한 거 알아요.”
“그래서 놔 달라고?”
“……네.”
문태준, 저 남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세 번째 새엄마만 아니었으면, 돌아가신 아버지만 아니었으면, 그녀의 아버지만 아니었으면, 그녀만 아니었으면, 아무런 문제 없이 살 건데, 늘 주변인들이 문제였다. 그러니 지현은 그를 위해 떨어져 나갈 생각이었다. 전에는 진창에 구르고 싶지 않아서 떠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그녀의 삶 자체가 진창이라 그의 발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싫다면?”
“싫어도 할 수 없어요. 우리가 했던 약속은…… 헛.”
지현은 손으로 오므리고 있던 환자복을 두 손으로 활짝 열어젖히는 태준을 망연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지금 뭐 하는 짓이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그는 허리를 숙이고 밖에서 들어오는 불빛에 그녀의 복부를 비춰 보았다. 흐리지만 여전히 남은 멍 자국을 보며 쳇, 혀를 찼다. 그리고 그녀에게 믿기지 않는 말을 했다.
“이 멍 자국이 사라지는 날, 나는 너를 가질 거야. 그러니, 나을 생각만 해. 도망갈 생각 말고. 너, 안 놔줘.”
태준이 짙은 눈길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복부를 손으로 덮었다. 마치 멍 자국을 없애 버리는 것처럼. 지현은 참담함에 눈을 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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