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TOON

검색
완결

No.37

애기코끼리

※폭력, 고문 등 잔인한 묘사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키워드
#서양풍 #기사물 #신분차이 #구원 #오해/착각 #초능력 #우울 #피폐물 #인체실험 #서사위주 #3인칭시점 #선피폐후달달 #가족후회 #주변인후회
#미남공 #다정공 #헌신공 #집착공 #무심공 #후회공 #사랑꾼공 #순정공 #수가불쌍하공 #수밖에안보이공 #구원공
#미인수 #능력수 #병약수 #희생수 #체념수 #상처수 #굴림수 #무심수 #왕따수 #무기력수 #자낮수 #체념수 #실험체수


역시, 기분 탓이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그는 의도적으로 제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괜찮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신경 쓰지 마시라고.”

“항상 그렇게 몸을 사리지를 않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쓰나.”

“어차피 이런 걸로는 죽지도 않는데……!”

“그래서 괜찮다고? 이렇게 진통제를 달고 살면서?”

안 돼. 시온은 초조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이 만들어낸 두려움은 이내 분노가 되어 모질게 쏘아댔다.

“그냥 좀 내버려 두십시오!”

“미안하지만 다친 사람을 보고 못 본 척 외면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내가.”

“하, 그런 것들은 하룻밤이면 없어집니다. 그걸 아시는 분이 자꾸 이러시면 위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그렇게 불쌍합니까?”

“그래, 불쌍해.”

화르륵. 타오르던 분노가 그의 한 마디로 인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멍하니 라울을 바라보던 시온의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렸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올곧은 눈빛에 늘 철저히 두르고 있던 견고한 벽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어느새 차갑게 굳은 얼굴로 제 물건을 챙겨 든 시온이 매서운 눈빛으로 라울을 쏘아보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마음대로 동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