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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숙혜

“내 아버지와 붙어먹는 중이야?”

윤담현, 삼우그룹 미래전략 총괄상무.
낮에는 식당일, 밤에는 사우나 청소를 전전하는 희주의 처지와는 동떨어진 존재.

“아버지가 바람피웠던 여자들. 다 너같이 생겼어.”
“…….”
“왜인 줄 알아? 다 네 엄마랑 닮았거든.”

반듯한 이마, 동그랗고 보기 좋은 눈썹선,
크고 맑은 눈망울에 연약하게 떨리는 기다란 속눈썹,
잘 잡힌 콧방울,
적당한 콧대에 무엇보다, 헤퍼 보이는 붉고 도톰한 입술.

이 여자가 아버지가 반한 그 여자의 딸자식이라고. 그렇게 죽고 못 사는 여자의 핏줄.

“넌 나와 결혼해야 해. 나와 결혼해서 한집에서 살며 한 침대에서 일어날 거야.”
“…….”
“윤대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내 침대 옆자리밖에 없어.”

그게 네가 치러야 하는 대가야, 한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