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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야, 강변 살자

노루귀

“각시야, 강변 살자.”
갈대숲이 연주하는 거문고 소리에 나무꾼이 장단을 맞추어 말하는 소리. 나무꾼과 구미호의 인연은 전생부터 이어져 왔다. 인간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싶었던 구미호. 언니 같은 비구니에게 배신을 당한 후, 처음 만난 사내. 신무와의 인연은 질겼다.
역사와 전래동화. 그리고 판타지를 엮어낸 신비한 로맨스.

***

신무가 반가움 반, 놀라움 반으로 물었다.
“낭자는 누구시오? 혹시 양뱅이로 내려가는 길을 아시오?”
여인은 바로 구미호, 연화였다. 연화는 신무의 선이 굵은 얼굴을 살펴보았다. 구릿빛 피부에 짙은 눈썹은 신무의 두터운 인품을 보여주었고, 옆으로 길면서 큰 눈은 신무의 지혜를 보여주었으며, 가운데 굵게 우뚝 선 코는 신무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소녀는 환성산 근처 움막에 홀로 기거하는 연화라고 합니다. 이쪽 지리는 훤히 알고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저는 북쪽 고려국에서 온 대장군 신무입니다. 한데, 이 깊은 산에 홀로 기거하신다고 하셨습니까? 너무 위험합니다. 저를 양뱅이로 안내해 주십시오. 이번에 전투가 끝나면 제가 고려국으로 모시겠습니다. 앞으로 이곳 신라는 전란의 참화를 겪을지도 모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을 제가 어떻게 믿습니까? 십 년을 함께 지내온 사람도 겉모습이 변하였다고 돌멩이를 던지면서 내쫓더이다.”
“어찌, 그런 일이? 사람의 자격도 없는 이군요.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녀와 같지 않습니다. 저는 낭자를 해하거나 배신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짐승들도 말은 다 그리들 하지요.”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