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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고민할 정도면 이미 운명

령후

유학을 마친 뒤, 조건이 좋아 수락한 회사. 출근 첫 날, 경원은 이대로 땅으로 꺼져버렸으면 아니, 하늘로 솟아버리고 싶었다.
내 눈 앞에 있는 저 인간, 설마 성정혁인가? 7년 전 그녀의 고백을 무참히 짓밟은 남자, 성정혁.
“잘 부탁드립니다, 과장님.”
못 알아보겠지 싶어, 건넨 존댓말에.
“오랜만이다, 강경원.”
젠장…….

원리원칙주의자, 곧 죽어도 FM. 7년 전 그녀를 설레게 한 해맑은 성정혁이 아니었다.
의대생이었던 그가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유. 따사로운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던 남자가 시베리아 동토처럼 딱딱해진 이유. 의문투성이, 성정혁.
모른 척 하려다 찍힌 건지, 아니면 이놈이 날 퇴사 시키려고 하는 건지. 7년 전 고백이 아직도 고까운지.

미친 워커홀릭 성정혁 때문에 야근에 야근을 거듭하던 어느 날, 이어지는 야근에 마치 망치를 두들기듯 키보드를 치는데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드니 책상에 걸터 앉아있는 정혁이 보였다. 야근하는 거 처음 보냐, 말을 하려던 순간.
“너, 과장님 너 지금…….”
방심한 순간 당했다.
“왜요?”
성정혁 과장에게.
“무슨 짓이야? 아니, 무슨 짓이세요?”
그것도 사무실에서.
“입 맞췄습니다. 안 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