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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적야(赤夜)

엘정

'인간의 길을 버리고 지옥에서 살아남은 적야.
세상은 그를 무림 공적이라, 귀신이라 평하며 두려워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
허술하고 어리숙하기 짝이 없는 여자 하나가 겁 없이 그의 둥지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

“그냥 죽여 버릴까….”
“……!”
이럴 줄 알았어. 소녀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차라리 귀신을 만나는 게 나았을지 모르겠다. 파랗게 질려 울상을 한 채, 늦은 후회를 했다. 살려달라 하면 왠지 더 빨리 죽일 것 같다. 이미 무서워서 기절할 지경인데, 덩치 차이는 또 왜 이리 엄청난지. 잠시나마 부끄러워 한 게 억울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소녀는 안타깝게도 오기를 부릴 간담은 되었다. 제가 사서 매를 번다는 것을 아는 눈치는 없었지만.
“피… 피.”
바들바들 떠는 작은 손가락이 사내의 귀안 앞으로 떠오른다. 하. 그가 기가 막혀 웃었다. 지금 그걸 위협이라고….
“네 피가 나를 죽이는 것이 빠를지. 네가 중독되는 것이 빠를지.”
“발라 버릴 거야… 네?”
“시험해 볼 테냐?”
“무슨…?”
“못 할 것도 없지.”
사내의 눈이 또다시 붉게 탄다. 스산한 웃음이 그녀를 홀렸다.
“정혼자가 아닌가?”
“시… 싫… 읍!”
작은 입술이 금세 사내에게 먹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