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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을 잃은 밤

인드라다

무당의 딸이라 손가락질 받던 제야는 하나뿐인 어머니마저 잃은 뒤 혼자가 된다.
장례식 이후, 울다 지친 그녀는 황궁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너처럼 머리가 희고 눈이 붉은 여인이 있었다. 미래를 보는 여자였지. 공교롭게 자결을 했고.”

용포는 반쯤 벗은 채 비스듬히 침상에 기대어 있던 황제가 몸을 일으켰다.
제야의 두 배는 될 만한 몸이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의 턱을 잡았다.

“네가 그 여인 역할을 해 주어야겠다.”

태나라의 선관이자 황제의 후궁이었던 ‘연’을 대신하게 된 제야는
자신을 이용하기 위해 다정하게 대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황제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연이 죽지 않았다면 살면서 단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을 그였지만,
어쩌면 황제 역시 자신을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제야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제게 하고 싶으신 말이 무엇이옵니까.”
“글쎄.”

하나 황제는 답을 주지 않았다. 그 대신 제야와 눈을 맞추었다.

“네가 찾아보거라. 그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