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위반 딱지(외전증보판)
“우리 예은이, 이런 곳을 더 좋아했구나?”
“그, 그런 거 아니! 핫!”
“돌아버릴 것 같다…….”
귓속 솜털마저 더운 숨결에 녹아내렸다.
“환장하게 좋다…….”
* * *
키스만으로 삼 년을 버티고, 이후 칠 년 동안 수절했으면 참을 만큼 참았다.
“나 너 정말 사랑해.”
십 년 동안 오직 그녀만 바라보았다.
“나, 나도 그래…….”
그녀 역시 같은 마음으로 그를 기다려왔다.
“그러니까!”
두 사람의 몸이 겹쳐진 채로 침대로 넘어졌다.
“우리 이제 자자.”
“…….”
“조금만 더 참았다간 어디가 터져도 제대로 터질 것 같아.”
서로가 서로만을 사랑하는데 결혼이 안 되는 두 사람.
두 사람이 하나가 되기 위해 벌이는 귀여운 사고.
그런데 스물일곱에 처음인 이 남자, 야해도 너무 야하다.
* * *
“그거 제자리에 도로 갖다 놔라.”
“그치만…….”
“내가 찢어버리기 전에.”
찢어버린다는 말에 예은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티셔츠를 가능한 한 멀리 던져버렸다.
도경은 단숨에 다시 예은을 밀어 눕혔고 그녀가 버둥거리는 사이 치마 사이로 손을 밀어 넣어 스타킹을 죽 벗겨냈다.
“너 왜 그러는지 알아. 그런데 지금은 네 요구 못 들어줘.”
간드러진 작은 비명과 함께 도경의 손이 타고 내려간 다리가 배배 꼬였다.
“그리고 너 나오기 전에 샤워했지? 그거 버릇이잖아? 나도 오후에 과장님 따라 사우나 갔다 왔어. 그러니까 씻는 건 일단 한 번 하고 보자.”
적나라한 단어들에 기겁하는 예은과는 달리 도경은 벗겨낸 스타킹을 들고 다시 위로 올라오면서 은근한 시선으로 그녀의 얼굴을 훑었다. 야한 말이 또다시 그녀의 심장을 쾅쾅 울려댔다.
“사실 난 너 안 씻어도 몸 구석구석까지 다 빨아줄 수 있어.”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핑 돌려는 걸 예은이 애써 막아내고 있을 때 도경은 그녀의 양쪽 팔을 끌어다 스타킹으로 한데 묶었다. 그리고 그 손을 다시 움직이지 못하게 침대 기둥에 묶었다. 그걸 뒤늦게 눈치 챈 그녀가 소리쳤다.
“이도경! 지금 뭐하는 거야?”
근사하게 휘어진 눈매가 금세 다시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눈을 맞췄다.
“미안, 처음만 이렇게 할게. 내가 십 년을 참았더니 이제는 십 분도 더는 못 참을 것 같아서.”
달콤한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떨리는 심장을 다독였다.
“안 아프게 할게.”